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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1-10 10:54 조회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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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상반기 비리 14건 적발…고객예금 횡령 20억
특혜 대출같은 조직적 비리도 3년간 700억원
감독 공백 커…행안부는 전체 금고 3%만 감독
"자칫 유관 부처간 힘겨루기로 비화" 우려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횡령, 문서조작, 사기…’

전국 1300개에 이르는 지역 새마을금고가 몇 년째 비리의 온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금고감독위원회를 만들고 자정에 나서도 도덕적 해이는 줄어들지 않는다. 국회에서도 금고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지만 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올 상반기에만 51억 꿀꺽…특혜대출은 700억원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새마을금고에서 적발된 비리 건수는 14건, 금액은 51억원에 달한다. 이 중 직원이 고객 예금이나 예치금을 ‘꿀꺽’하다 적발된 금액만 20억원에 이른다.

충북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고객의 예·적금을 빼돌리려던 직원이 면직 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원은 고객 돈을 빼돌리기 위해 신분증을 복사하고 문서를 위조하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업무상 횡령과 사문서 위·변조다. 경남의 다른 금고 직원 역시 친인척의 담보대출을 알선하면서 담보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았다. 대출을 갚지 못했을 때, 금고가 담보권을 행사하는 경우를 막겠다고 서류를 고의로 없애버린 것이다.

금고가 아예 조직적으로 비리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다. 올 상반기 전북 지역의 한 새마을금고는 한 법인에 동일인 대출 한도를 훌쩍 넘긴 87억원을 대출해줬다. 그런데 이 금고에서는 동일인에 대한 대출 한도를 7억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이 금고는 적발을 피하려고 이 법인의 임직원과 친인척 20여 명을 동원해 ‘쪼개기’ 식으로 대출을 했다. 대출을 해줬다가 회수가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 부담은 금고의 다른 고객에게 돌아간다.

서울의 한 금고에서도 전·현직 임원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면서 담보에 대한 감정평가도 하지 않고 정상금리보다 0.6%포인트 가량 낮은 이율로 대출을 해줬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전국 1300개 새마을금고에서 일어난 이 같은 특혜 대출은 최근 3년간 700억원을 넘어선다.파워볼사이트


(그래픽= 이동훈 기자)


◇법안 발의 꼬리 물지만…비리 뿌리 뽑을 수 있을까

새마을금고의 자산은 2016년 138조원에서 2020년 200조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내부에서는 성장은커녕 비리가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감독 시스템의 부재 탓이다. 새마을금고는 상호금융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당국 규제를 받지 않는다. 상위기관이 행정안전자치부이기 때문이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서도 새마을금고는 제외됐다.

새마을금고는 업무보고서조차 제출할 의무도 없다. 신협과 농·수·산림조합이 금융감독원에 매월 업무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과 상반된다. 경영공시도 1년에 두 번 뿐이다. 어떻게 경영이 되고 있는지 소비자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셈이다.

물론 감독 자체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행안부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함께 합동조사반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1년에 검사받는 새마을금고는 전체 금고 중 3% 수준인 30~40곳에 불과하다. 중앙회에서 비리를 줄여보겠다고 2017년 금고감독위원회도 설치했지만, 고작 140여 명의 직원으로 1300개에 이르는 전체 금고를 들여다볼 수는 없다.

실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15년 13건, 2016년 12건, 2017년 16건이었던 비리 사고는 금고감독위원회가 설치된 후에 오히려 2018년 25건, 2019년 21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금융 영역을 파고드는 금감원과 전문적인 능력을 비교하지 않더라도 그 기능이 비교적 약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금고의 케케묵은 비리를 없애기 위해 국회도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직접투표로 선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전체 새마을금고 중 80%가 대의원회의 간선제 방식으로 이사장을 선출한다”면서 “이사장 장기 재직과 대의원에 대한 금품 제공으로 인한 부정선거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중앙회장을 뽑는 선거 관리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도록 하는 법안도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지역 유지가 이사장이 된 후, 10여년 간 자리를 유지하고 이후 지인에게 이사장 자리를 주면서 생기는 도덕적 해이나 서로 챙겨주기 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선거를 아무리 바꿔도 금고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부 감독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여당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를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게 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현재 주무부처인 행안부가 원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부처간 힘겨루기가 될 수 있어 쉽게 건드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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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시설·가족모임 등

이틀 연속 세자릿수 확진자

9일간 6차례나 100명 넘어서

일상감염 패턴 갈수록 다양화


5명 중 1명만 "매일 새 마스크 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가운데 매일 마스크를 새것으로 바꿔 쓰는 소비자는 5명 중 1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 연합뉴스


새 거리두기 1단계가 지난 7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일상속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규 확진자수가 주말, 휴일 이틀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추가 감염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6명 늘어 누적 2만755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143명)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지만, 이틀 연속 세 자릿수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가족·지인모임, 직장, 시장, 지하철역, 찻집 모임 등 일상공간을 고리로 한 새로운 집단발병까지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보통 주말과 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평일보다 절반가량으로 대폭 줄어드는데도 양일 모두 100명대를 나타낸 것이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말과 휴일 이틀 연속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9월 두 번째 주인 12∼13일 결과가 반영된 13∼14일(121명, 109명) 이후 약 8주 만이다.

방역당국도 현재와 같은 확산세가 계속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충남 천안·아산을 제외한 전국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 중이다. 이달 들어 일별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124명→97명→75명→118명→125명→145명→89명→143명→126명 등이다. 9일간 6차례나 100명을 넘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 126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99명, 해외유입이 27명으로 나타났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118명)보다 19명 줄어 두 자릿수를 나타냈지만,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9명, 경기 21명, 인천 1명 등 수도권이 총 61명이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강원이 11명, 충남이 10명, 대구가 6명, 경남이 4명, 전북이 3명, 충북·전남이 각 2명을 기록했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치면 서울 46명, 경기 22명, 인천 2명 등 수도권이 70명이다. 전국적으로는 13개 시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일상 감염'이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다. 전날까지 나온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강남구 역삼역과 관련해서 전날까지 직원과 지인, 가족 등 총 11명이 확진됐다.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도 지난 3일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3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 수도권 중학교-헬스장(누적 69명), 서울 영등포구 부국증권(22명), 충남 아산 직장(35명), 천안 콜센터(32명), 대구 서구 대구예수중심교회(32명), 경남 창원시 일가족(28명) 등에서도 확진자 규모가 연일 증가하고 있다.

한편 사망자는 전날보다 2명 늘어 누적 48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4%다.

코로나19로 확진된 이후 상태가 위중하거나 악화한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 줄어든 57명으로 파악됐다.

전날 하루 진행된 코로나19 진단 검사 건수는 6319건으로, 직전일 5631건보다 688건 많았다. 이는 직전 평일 검사 건수가 반영된 7일(1만935건), 6일(1만2608건)에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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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음성피드백 루프에 의해서 세포 내 PER 단백질의 양이 24시간 주기로 증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식도. [사진 제공 = KAIST]
국내 연구진이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질 혼잡을 유발하는 비만과 치매, 노화가 어떻게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지를 밝히고 해결책을 제시했다.파워사다리

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 내 분자 이동을 방해하는 세포질 혼잡(Cytoplasmic congestion)이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과 수면 사이클을 유발함을 예측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 뇌 속에 있는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인간이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생체시계는 밤 9시경이 되면 우리 뇌 속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에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운동 능력이나 학습 능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특히 PER 단백질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PER 유전자의 전사를 일정 시간에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생체시계의 핵심 원리임이 최근 밝혀졌다. PER 단백질이란 포유류의 일주기 리듬을 통제하는 핵심 생체시계 단백질이다.

하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포 내 환경에서 어떻게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일정한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오랫동안 생체시계 분야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이는 서울 각지에서 출발한 수천 명의 직원이 혼잡한 도로를 통과해서 매일 같은 시간에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과도 같은 문제다.

김 교수 연구팀은 난제 해결을 위해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Spatiotemporal Stochastic model)을 자체 개발했다. 또 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서 충분히 응축돼야만 동시에 인산화돼 핵 안으로 함께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교수는 "인산화 동기화 스위치 덕분에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일정한 시간에 함께 핵 안으로 들어가 안정적인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또 PER 단백질의 핵 주변 응축을 방해하는 지방 액포와 같은 물질들이 세포 내에 과도하게 많아져 세포질이 혼잡해지면 인산화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이 유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 교수팀의 수리 모델 예측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이주곤 교수 팀과 협업을 통해 실험으로 검증하는 한편 한 발짝 더 나가 비만·치매·노화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킴으로써 수면 사이클의 불안정을 가져오는 핵심 요인임을 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세포질 혼잡 해소가 수면 질환 치료의 핵심이기 때문에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수면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 교수는 "비만과 치매, 그리고 노화가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 원인을 수학과 생명과학의 융합 연구를 통해 밝힌 연구"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성과를 통해 수면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지난달 26일 실렸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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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에는 아픈 사람이 모인다.” 얼마 전에 메모장에 써둔 문장이다. 근사한 장소에는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듯, 아픈 곳에는 아무튼 아픈 사람이 모이는 법이라고. 그래서 몸이나 마음이 아픈 사람 곁에도 다른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이 나타나, 서로가 서로를 안아주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기도 하는 거라고, 정말이지 아픈 곳에는 아픈 사람이 모인다. 병원이 늘 그랬고 지금의 온 세상이 그렇다.

아픈 사람이 없는 곳이 없는 요즘이다. 비단 생리학적으로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떤 마음의 병 같은 것을 거의 모든 사람이 지니게 됐다. 누군가는 그 아이에게 ‘코로나 블루’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던데.

못 가게 된 곳이 많다. 연초에 계획해 둔 프랑스 출장은 당연히 무산됐고, 거의 유일한 취미인 미술관 구경도 쉽지 않게 돼버렸다. ‘내게도 다른 누군가처럼 요리나 영상 제작 같은 멋들어진 취미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한때는 글쓰기가 취미였지만 이 행위가 직업이 된 후로는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됐고 내게 남은 취미라곤 집에서 잠을 자는 것과 날을 잡아 미술관 구경을 하러 가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그리고 그마저 마음 편히 하지 못하게 됐으니까.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말, 그리고 사람은 가장 일상적인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말에 그 어느 때보다 공감하고 있다.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한다. 누군가는 내게도 그 마음의 병 같은 게 생긴 거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늘 가라앉은 채로 살고 또 쓰는 사람이다. 지금껏 낸 몇 권 책의 명도를 측정해 보자면 나는 밝은 쪽보다는 주로 어두운 쪽으로 쓰곤 했다.

그렇게 오래 살아온 건 아니지만, 나의 삶은 늘 잃고 잊는 일의 연속이었다. 겨우 세 번 빨았을 뿐인 사탕을 떨어뜨린 날이 있었고, 아끼는 목도리를 잃어버린 날이 있었다. 내 일생의 로맨스라고 여겼던 사람, 그리하여 평생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한 사람과의 기억도 속절없이 잊혀갔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고 이번 생일에는 계단에서 발목을 접질려서 반깁스를 했고….

그렇게나 나름대로 불행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데, 옆에서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신다.

“너 그렇게 불행하지만은 않았어. 그만큼 좋은 경험도 많이 했는데?”

행복은 불행보다 싱겁다
사람들에게 “오늘의 뉴스에 활기차고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나요?” 하고 묻는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뉴스는 늘 자극적이고 충격적이고, 높아야만 했던 어떤 수치가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을 통상적으로 전한다. 그래서 때때로 마음이 가난한 날이면 뉴스 보는 일이 버겁기도 하다. 안 그래도 사는 것이 퍽퍽하고 안 좋은 일도 많아서, 좀 듣기 편한 이야기나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틀어둔 TV에서도 퍽퍽한 이야기가 나오니 버틸 수가 있어야지. 그럴 땐 밥 한술 뜨기도 어려워진다.

어쩌면 사람은 불행의 맛을 더 좋아하는 동물이 아닐까? 우리는 좋은 소식보다 좋지 못한 소식에 민감하며 좋았던 날을 기억하기보단 좋지 않았던 날을 기억하는 일을 훨씬 더 쉽게 해낸다. 그러니까 나도 즐거웠던 추억이나 행복했던 이야기를 책에 많이 담지 못했다. 사실은 불행과 행복이 반반 섞인, 반반까진 아닐지라도 행복이 없지만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행복과 불행에도 맛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 행복은 불행보다 더 밋밋하고 싱거운 맛을 지녔을 것 같다. 분명 있기는 있었는데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지 않고, 자주 그 맛을 까먹어 버리곤 하니까.

내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불행만 겪으며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아무리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마음의 상처가 많은 사람일지라도 중간중간 소소한 재미와 웃음거리들을 반드시 누리긴 누렸을 것이다. 타인의 삶을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무책임하게 뱉는 말이 아니다. 일에 쫓겨 열흘 밤을 새우다가도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웃기도 하는 게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안다.

햇빛을 자주 본다면야 물론 더없이 좋겠지만, 근무 여건상 머무는 곳의 구조적 특성상 해를 볼 기회가 별로 없는 사람이라면 영양제로 비타민 D 같은 것을 보충해 줘야 한다. 영혼의 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슬프더라도 꾸역꾸역 세상의 좋은 것들을 기억해 내야 한다. 오늘이 아름답지 않더라도 내 주변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구경해야 한다.

현재가 행복하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당장은 여러모로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면, 우리는 조금 억지로라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을 누리고,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복잡한 날에 탁 트인 곳을 찾아가면 눈이 한결 맑아지고, 울적한 날에 좋은 사람을 만나고 또 그 사람과 좋은 것을 먹으면 조금 기분이 나아졌듯이.

그래도 살아 숨 쉬고 있어 다행
전철을 타고 동작대교 위를 지나는 순간을 사랑한다. 그곳에서 보는 한강을 사랑한다. 사실 한강을 제대로 보기에는 당산과 합정 사이를 지날 때, 그리고 청담과 뚝섬 사이를 지날 때가 가장 좋지만, 나는 동작대교 위에서 보는 그 ‘희미한 한강’이 내심 더 마음에 든다. 동작대교에서는 한강을 보려면 시선을 저 멀리로 던져야 한다. 철로 양옆으로 차선이 있어 시야가 그리 잘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수고롭게 한강을 바라보는 순간에는 꼭 뭐라도 이뤄낸 것처럼 작은 성취감과 행복감이 느껴진다.

오늘 동작대교 위를 지날 때는 시선이 닿은 곳의 한강이 마침 기가 막히게 반짝이고 있었다. 태양이 마치 나를 위해 저곳의 물을 비추는 것 같다는 생각에 무한한 감사와 행복감마저 느꼈다.

저번 달에는 동료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생각해 보면 최근에 아, 행복하다, 좋다,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던 것 같아. 복권에 당첨됐다거나 비싼 옷을 입게 됐을 때의 거창한 행복이 아니라, 볕과 바람이 좋은 날에 창문을 열어두고 운전할 때의 느낌 같은 것.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누군가를 만나고 또 같이 걷고, 집으로 돌아와 잠드는 순간까지 걱정이나 불편함 같은 게 없었던 하루를 보냈을 때의 느낌 같은 것 말이야.”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데, 정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혼잣말을 하듯 건넨 말이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다음 날 출근길에, 그 순간의 공기가 참 맑아서, 지금 듣고 있는 음악과 커피의 맛이 잘 어울려서 “행복하다”라고 혼잣말을 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출근길과 음악, 커피였는데 말이다.

그건 아마도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은 지 오래된 것 같아’하는 생각, 그러니까 다르게 말하면 ‘소소한 행복을 누려봐야겠어’하는 생각을 전날에 했기 때문이었겠다.

만약 내가 언젠가 작은 방송국을 차린다면, 하다못해 1인 방송의 크리에이터가 된다면, 편성표에 자극적이고 공포감을 주고 절망감을 안겨주는 뉴스가 아닌, 시시콜콜하고 편안하고, 때로는 웃기기도 한 소식을 들려주는 뉴스 프로그램을 꼭 마련해 두고 싶다. 오늘 점심으로 먹은 찌개의 간이 딱 마음에 들었어요, 그 집은 밥도 무한 리필이라네요, 친구 딸이 벌써 말을 한대요, 옆집 할머님께서 드디어 퇴원하셨대요, 그런 소식을 꾸준히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끔 하고 싶다.

또다시 행복할 수 있다
삶이 늘 힘든 것만 같았지만, 생각해 보면 좋은 일도 못지않게 많았다. 작년보다는 벌이가 좀 나아졌다.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게 됐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만큼 무언가를 베풀 수 있게 됐다. 물론 내년의 벌이가 도로 내려가 작년보다도 안 좋아질 수도 있고, 나를 흔드는 전대미문의 사건사고가 터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난리통에서도 분명 웃을 수 있는 일이 있기는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마냥 낭떠러지에서 허우적대기보단, 지금 있는 곳에서 반짝이는 것을 찾는 삶을 살고 싶다.

한강의 반짝이는 물결이 한 번도 똑같은 모양이 아니었듯이, 우리에게 매일 똑같은 하루가 보장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었고 잃은 것, 잊힌 것도 많았다.

괜찮다. 세상이 변하면 우리 삶의 방식도 바꾸면 된다. 변한 세상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버티고, 또 즐기며 살아가면 된다. 우리 행복의 시야를 방해하는 사건사고가 많아도 우리는 어떻게든 저 멀리에서 반짝이는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다, 늘 그랬듯이.

오휘명
● 1990년 서울 출생
● 소설 ‘AZ’ ‘서울사람들’ 에세이 ‘일인분의 외로움’ 발표
● 출판사 언노운 스튜디오 대표 편집자
● Crush 정규 2집 작사 참여
● 2019 개인전 ‘Writing Room’

오휘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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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메딕스(200670)가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전일 대비 3.62% 상승한 24,350원에 거래되고 있다.파워볼게임




휴메딕스의 최근 1주일간 외국인/기관 매매내역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2,777주를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310주를 순매도 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6.09% 상승했다.

(단위: 원)
날짜 주가 등락률
11월 09일 23,500 +3.52%
11월 06일 22,700 -2.16%
11월 05일 23,200 +3.11%
11월 04일 22,500 +1.58%
11월 03일 22,150 +1.61%


[이 기사는 증권플러스(두나무)가 자체 개발한 로봇 기자인 'C-Biz봇'이 실시간으로 작성했습니다.]

[C-Biz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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